로프에 의해 닳아버린 카라비너의 위험성2

by 우찬성 posted Aug 18,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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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C LAB: 로프에 의해 닳아버린 카라비너의 위험성 PART 2

몇 주 전, 미국 레드 리버 고지에서 사고가 났습니다.

한 클라이머가 두 번째 볼트로 가다가 추락했는데 첫 번째 볼트에 고정적으로 설치되어 있던 퀵드로우 카라비너(로프를 거는 쪽)의 날카로운 모서리로 인해 로프가 완전히 절단되었습니다.

 

1번

이 주제에 관련된 예전의 테스트를 읽으신 분은 날카로운 모서리로 인해 로프의 표피가 잘려 속심이 노출된 사진을 기억하실 것 입니다.

그 후, 체코의 한 실내 암장에서 등반 중인 클라이머가 홈이 파인 날카로운 비너에 의해 로프가 절단되면서 바닥으로 떨어진 사고를 듣게 되었습니다. 다행히 이 두 사례 모두 클라이머는 심하게 다치지는 않았습니다.

2번그렇다면 어떤 비너에 심하게 홈이 파이며 왜 홈이 파일까요?

전국 각지의 온갖 루트에서 추락해본 내 경험을 통해, 고정 비너에 주로 심하게 파이는 세 가지 볼트의 위치를 알게 되었습니다.

1) 첫 볼트

빌레이 보는 사람이 대개 벽에서 너무 멀리 서 있습니다. 이로 인해 확보자에서 부터 첫번째 비너까지 그리고 그 루트 위까지의 로프에 예각이 생깁니다. 클라이머를 내려 줄 때, 흙과 모래가 묻은 로프가 비너를 닳게 하여 홈이 생깁니다. 로프가 완전히 절단되었다는 말을 들었던 두 사건에서, 그 원인은 바로 첫 볼트의 카라비너 였습니다.

2) 크럭스에 위치한 볼트

많은 클라이머가 동일한 크럭스에 설치된 비너에서 하강하고 있습니다 (크럭스에서 추락하여 동일한 볼트에 충격을 주면서) 이 경우에도 위에서 말한 것과 같은 영향을 줍니다. 그 비너를 감고 있던 로프의 예각과 하강하는 클라이머의 체중이 로프로 하여금 비너를 서서히 날카롭게 만들고 있습니다.

3) 지그재그로 고정된 볼트

흔히 볼트 라인이 직선이 아닌 경우 로프의 유통에 의해 비너에 홈이 생길 수 있습니다. 로프 그리고 비너 표면 위를 지나는 로프의 각도로 인해 홈이 생긴 것 입니다.

테스트

낙하 실험 탑에서 우리는 매우 간단한 테스트를  한번 더 하여 실제 현장과 동일하게 하중이 실렸을때 날카로워진 비너에 로프가 절단되려면 어떤 조건이 필요한지 살펴보기로 했습니다.3실험에 사용된 장비

• 모서리가 날카로워진 비너 (바로 위에 보이는 실제 테스트에서 사용된 카라비너)

• 80 kg의 물체

• 사용하지 않은 10.2 mm 로프

• 한번의 가혹한 추락

• 정적인 상태의 빌레이

결과

• <최초의> 낙하 테스트에서 로프가 절단 되었습니다. (아래의 이미지 참조)

• 로프가 절단될 당시의 하중은 7 kN 이었습니다.4논의

다시 한번, 이 결과의 의미를 검토해봅시다.

7kN 의 강도가 클라이머와 보호 장비, 로프에 사이에서 어떤 의미를 지닐까요?

아래와 같은 경우 실제로 7kN의 추락이 생길 수 있습니다.

• 클라이머와 빌레이어 사이에 여분의 로프가 나와있지 않을 때 (즉, 루트의 시작부분에서). 나와 있는 로프가 충분하지 않으면, 추락 에너지를 흡수하는 로프의 역할을 수행하지 못합니다.

• 정적인 빌레이에 가까울 때 (즉, 빌레이 보는 사람이 로프를 바짝 끌어당기고 심지어 뒤로 몸을 젖혀 등반자가 바닥을 치지 않게 하려고 애쓰는 경우).즉 동적 (다이내믹) 빌레이를 보면 부하가 감소하지만 정적인 (스태틱) 빌레이를 보면 부하가 증가 합니다. 추락하는 클라이머는 대개 이런 종류의 추락에서 강한 충격을 느낍니다. 몸에 심한 충격이 오고, 둔부에 통증이 오며, 발이 벽에 강하게 부딪치는 바람에 다치기까지 합니다. 너무 많은 클라이머가 루트의 시작 지점 근처에서 심한 추락을 하곤 하는 걸 보았습니다. 대체로 강한 충격을 느낀 직후에 깊은 신음을 하며 “내려 줘”라는 말을 합니다. 실제로 이런 일은 종종 벌어집니다.

루트의 시작지점에서 홈이 파인 비너가 사용되고 있고 그 비너 위로 로프가 직선이 아닌 다른 각도로 (빌레이어가 벽에서 떨어져 서있음) 지나가고 있는 상황에서 심한 추락을 하면, 로프가 손상되고 심지어 절단될 수 있습니다.

핵심 포인트

이 글에서 루트에 고정 퀵드로우를 남겨두어야 하는지 여부에 관한 윤리적인 논의를 하고 싶지 않습니다.

요점은 고정 설치된 장비에 대한 충격을 줄이기 위해 우리가 몇 가지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 빌레이 볼 때 벽 가까이 서있기. 특히 클라이머를 내려 줄 때.

• 장비가 고정적으로 설치되어 있는 루트의 첫 볼트에는 자신의 첫 퀵드로우를 사용하기.

• 볼트가 지그재그로 설치되어 로프의 원활히 유통되지 않는 곳에서 로프의 마찰(rope drag)을 줄이도록 비너에 긴 슬링을 이용하기.

• 많은 클라이머가 등반하는 인기 루트의 고정 퀵드로에는 철제 비너 사용 하기.

그리고 당연한 일이지만, 닳아 버리고 누더기가 된 고정 장비의 교체는 모든 클라이머에게 매우 도움이 됩니다.

안전 등반을 기원하며.

 

출처:(주)블랙다이아몬트코리아 홈페이지 QC LA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