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프에 닳아버린 카라비너의 위험성1

by 우찬성 posted Aug 18,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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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C LAB: 로프에 닳아버린 카라비너의 위험성

얼마 전 제 친구 중 한 명이 날카로운 카라비너에서 큰 추락을 하는 바람에 결국 시딩(sheathing)이 생겼고 (즉, 표피가 잘려 로프 속심이 노출) 굉장히 위험한 상황이 연출될 뻔한 적이 있었습니다.

날카로운 면이 생긴 카라비너 위로 추락하여 로프가 완전히 절단 되었다는 이야기를 아직까지 들어 본 적은 없습니다. 하지만 만약이라도 그런 상황이 실제로 발생할 수 있을지? 한번 실험해보기로 했습니다.

우선 가까이 있는 야외 암장에서 회수한 낡고 날카롭고 닳아빠진 비너 몇 개와 서너 동의 로프를 (새 것도 있고, 완전히 다 손상된 로프도 있고, 끝 부분이 손상된 것, 중간이 손상된 것도 있음, 모두 다 10.5 mm 정도) 집어 들고 우리의 믿음직한 낙하 실험 탑으로 내려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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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스트 방법
생길 수 있는 가능성의 모든 순열 및 조합을 일일이 실행 해보지는 않았습니다. 단지 특정 상황에서 어떤 일이 생길 수 있는지에 대해 일반적인 개념을 얻을 수 있는 정도로 실험을 했습니다. 제일 먼저 추락계수 0.6, 무게가 80 Kg인 추를 그리고 약간 다이내믹 빌레이 상태를 써보았습니다. 첫 번째 낙하에서 로프가 속까지 완전히 잘리지 않으면, 로프가 끊어질 때까지 로프의 동일한 지점에서 그 추를 계속 떨어트렸습니다. 분명한 점은, 이 방식이 전혀 현실적이 아니라는 겁니다. 로프 외피를 상하게 할 정도로 굉장히 끔찍한 추락을 한 클라이머가 다시 동일한 지점에서 손상된 로프를 사용하여 똑같은 추락을 반복하려고 하진 않을 테니까요. (그렇게 믿고 싶습니다.)

다음에는, 위험도를 조금 높여, 추락계수를 1로 하고 무게추를 100 Kg으로 증가시키고 정적인(static) 빌레이를 사용했습니다.

 

테스트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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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찰 결과와 코멘트와 결론

그러면 이 데이터가 무엇을 의미할까요? 구체적인 결론을 내릴 수 있을 정도로 충분한 실험을 한 건 아니지만, 몇 가지 일반적인 소견과 코멘트를 할 수 있고, 또 다음에 우리가 테스트한다면 뭘 해야 할지를 정할 수 있었습니다.

사실상 이 모든 데이터를 동일한 항목으로 비교할 수는 없습니다. 어떤 비너의 손상된 정도가 다른 비너와 동일한 조건을 지니기는 어렵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이 차이가 테스트 결과에 굉장히 큰 영향을 미칩니다.

– 일반적인 클라이머가 (80Kg 이하) 일반적인 추락에서 (추락계수 0.6 이하이고 약간 다이내믹 빌레이를 쓰는 경우) 날카로운 면이 있는 비너 위로 떨어질 경우 단 한 번의 추락을 통해 로프가 깨끗하게 잘리는 경우가 발생할 것으로 보기는 어렵습니다.

– 하지만, 비너의 예리한 정도와 빌레이 유형에 따라서, 두 번째 추락에서는 ‘실제로’ 로프가 깨끗이 잘릴 가능성이 있습니다.

– 예상대로, 더 무거운 무게추와 더 높은 추락계수 및 정적인 빌레이가 결합되면, 새 로프도 단 한 차례의 추락으로 로프가 잘려 나갈 수 있습니다.
• 새 비너는 날카로운 면이 있는 비너보다 로프에 주는 충격이 훨씬 줄어듭니다.
• 다이나믹 빌레이는 정적인(static) 빌레이보다 로프에 가하는 충격이 훨씬 줄어듭니다.
• (RockLock 같은) 반경이 큰, 완전한 신품인 비너도, 그 밖의 매개변수(parameter)가 안 좋으면 (예, 낡은 로프, 정적인 빌레이, 끔찍한 추락, 무거운 클라이머), 로프를 손상시킬 수 있습니다.

이런 식으로 계속 실험을 하고자 하면, 한 번에 오직 하나의 변수만을 바꾸어 가면서 더 복잡한 테스팅 매트릭스를 실행해볼 수 있습니다. 그렇게 하면 추락 중 로프를 손상시킬 가능성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를 더 잘 밝혀낼 수 있을 겁니다.

 

이 실험의 교훈

날카로운 면이 있는 비너 위로 뚝 떨어질 경우, 단 한 번으로 로프가 잘릴 위험은 우리가 걱정할 정도는 아닙니다만, 로프의 표피가 잘리고 속심이 노출될 가능성은 큽니다. 언제나처럼 이런 상황이 발생하면 위험을 감수하는 것보다는 안전한 것이 더 좋으며 손상된 장비를 교체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습니다.

 

안전 등반을 기원하며

KP

 

부록: 날카로운 면이 생긴 카라비너 테스트

 

로프 때문에 홈이 파인 카라비너를 테스트 하는 동안, 비너 위로 큰 추락을 하는 경우에 집중했습니다. 최근 받은 한 이메일에서, 만일 루트 상의 첫 번째 비너 위로 추락했는데, 그 비너에 날카로운 면이 있다면, 로프가 상할 가능성이 있는지 문의를 해왔습니다. 암벽 위에서나 실내 암장에 있는 고정 퀵드로를 모든 클라이머가 보았을 거로 저는 믿고 있는데, 그런 곳의 첫 비너는 로프로 인해 홈이 파여 있습니다. 그 이유는 사람들이 대부분 벽에서 뒤로 물러난 위치에 서서 빌레이를 보고 또 선등자를 내려줄 때, 로프에 흙과 작은 모래 입자가 묻어 있어, 서서히 비너에 톱질을 가합니다. 첫 번째 고정 퀵드로에 이런 일이 매우 자주 생기므로 잘 살피는 것이 좋습니다.

 

이런 일로 사고가 생겼다는 말을 들은 적은 없으나, 독일의 한 독자가 제게 알려준 바에 의하면 2008년 초에 프라하에서 한번 이런 사고가 있어 새 11mm 로프가 완전히 끊어져 그 클라이머가, 비록 다치지는 않았지만, 바닥까지 떨어졌다고 합니다. 그 보고서는 독일어로 되어 있었지만, 사진과 설명하는 그림이 그 스토리를 분명하게 보여주었습니다.

그러면 이 스토리의 교환은 무엇일까요? 날카로운 부분이 있거나 닳은 카라비너는 그 비너 위로 추락할 때 위험할 뿐 아니라, 그 시스템 내의 어딘가에서 로프에 심각한 손상을 줄 수 있다는 겁니다. 항상 그렇듯, 안전하지 않다고 느끼는 장비는 교체하는 것이 최선입니다.

 

Kolin Powick (KP)는 캐나다 캘거리 태생의 기계공학 엔지니어입니다.  20년의 엔지니어링 분야 경험이 있고 블랙 다이아몬드에서 2002년 이래 Director of Quality로 재직 중입니다. 콜린은 시제품 원형에서부터 계속 생산되는 최종 제품의 무작위 샘플 테스트에 이르기까지 블랙 다이아몬드의 모든 장비의 테스팅을 감독합니다. KP에게 문의할 기술적인 질문이 있으면. 그에게 (askkp@bdel.com) 이메일을 보내주십시오. 답신하기 위해 노력할 겁니다

 

출처:(주)블랙다이아몬트코리아 홈페이지 QC LAB.